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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부

2024년 4월 미바회 월례미사 (2024.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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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구미바회04 조회 조회수 779회 작성일2024-04-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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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0일 셋째 주 토요일, 사료실 실장신부이자 성모당 담당 담당신부로 계신 이연춘 마르첼리노 신부님을 모시고,

성모당에서 미바회원들을 위한 미사가 집전되었습니다.

다소 날씨가 쌀쌀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많은 분들께서 성모당을 찾아주셨습니다.

비가 내리는 소리가 가득한 성모당에서 함께 기도하며 온전히 미사를 봉헌하는 가운데

주님의 따뜻한 사랑과 축복이 가득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오늘 복음(요한 복음 660-69)의 말씀 가운데,

68절 말씀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을 가지고 강론을 하셨습니다.

 

"찬미 예수님,

 

어느 날 힘들어 죽겠는데 그럽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그러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거야.

그러니 힘내보자.'라는 말을 들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은데 이 말을 듣는 사람은 그러겠죠.

'지금 장난치나? 니가 내 상황을 겪어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정말 저 말은 거북하네. 듣기도 싫다.

저 사람에게서 떠나야 되겠다. 쟤는 현실감이 없네.'라고 하며 떠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만족할 만한 삶의 환경은 어느 정도일까요?

일류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넉넉한 연봉을 받고, 아이 둘 정도 키우면서 내 명의의 집이 있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일까요?

100세 시대라고 하니 부모님에게 물려받을 유산이나 노후를 위해 꿍쳐둔 통장 몇 개 정도는 더 있어야 할까요?

 

요즘 남편만 보면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돈도 계속 써야 하고, 집 한 채 없이 전세 대란에 불안해하는데 그런 자기 자신이 너무 한심한 것입니다.

동창들은 이미 좋은 아파트에서 잘 사는 것 같은데, 자기만 뒤처지는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한숨이 나옵니다.

남편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남편 얼굴만 보면 세상에 대한 원망과 현실에 대한 불안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짜증을 내게 됩니다. 그 나이 먹도록 돈도 못 벌고 뭐 했나 싶고, 나는 이렇게 걱정이 태산인데

자기 혼자 무사태평인 것 같아 화가 더 치밀어 오릅니다.

 

그런데 그 또한 잘 알고 있죠. 나도 힘들지만 남편에게 자꾸 상처를 주고,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주체 못하는 감정 때문에 힘이 듭니다. 그렇게 성당을 왔는데 신부님 강론은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실과 먼 얘기들만 하는 것 같습니다.

'영은 생명을 줍니다. 그러나 육신과 관련된 것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인 성경은 살아있으니 그것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이 말이 위로가 됩니까? 아니면 현실감 없는 답답한 소리로 들립니까?

 

저도 그래서 상상을 해봅니다. 만일 내 명의의 집이 있고, 남편이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에 다닌다면 화가 가라앉을까요?

대궐 같은 집에서 남부럽지 않게 산다 한들 또 다른 이유로 화가 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화는 내 집이 없고 남편 월급이 적어서가 아니라,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이 만든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잖아요. 월세나 전셋집에 살면서 박봉으로 아이들을 기르는 게 힘들다고 하지만,

사실 이만큼 살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병든 시부모는 물론 미혼의 시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람도 있고, 때아닌 사고로 남편이 장애를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일용직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있습니다.

아픈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사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하지만 그들 모두가 세상 탓, 남 탓을 하며

불행하게 사는 건 아닙니다. 처한 환경이나 곁에 있는 사람이 모든 화의 원인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남편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하지만 그래도 화를 낼 남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화가 치밀어도 화날 대상이 없는 가정이 다반사입니다.

박봉에 시달려 힘들다 해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근로자나 일용 노동자가 볼 때 너무 부러운 삶입니다.

 

살면서 느끼는 대부분의 화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습니다.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상대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남 탓, 세상 탓을 하며 화를 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나면

화낼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내 삶을 비난하며 화를 내면서 모든 것 놔두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습니까?

아니면 내 가족 전부 다 다시 리셋하고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까?

 

우리는 지금 이곳이 행복한 곳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가겠습니까?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어딘가를 떠난다 해도 다시 태어난다 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주님 당신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시라고 저희는 믿어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하며

오늘도 고백하고 기도하며 살아봅시다.

 

아멘."

 

미사가 마친 후 돌아가는 분들께 부활을 기념하여 작은 백설기 떡과 생수를 한 병씩 나눠드리니,

미바회원들 모두의 얼굴에 작은 웃음꽃이 피어 기뻤습니다.

 

오늘 미바회 미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의 길을 함께 걸어가며, 주변을 돌아보며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온정을 베풀고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바회원들 모두의 가정에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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